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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과 다르다 ..... 학부모가 알아야 할 점

딸랑이* 2024. 5. 1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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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학교폭력 2호 조치 이상 받은 가해 학생들에게 대학 입시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또다시 현재 학교폭력 대응 정책들이 산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에, 다시 한번 부모들에게 학교폭력의 현실을 전하고자 합니다.

 

1. 현실에서의 학교폭력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학교폭력과 다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강력 범죄, 성범죄, 집단 폭력, 자살 등의 단어로 연관 지어 연상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학교폭력 대부분은 일진 학생들이 주축이 된 강력 사건이 아닌 평범한 아이들 간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오해와 갈등에서 시작됩니다.즉, 언론에서 보도되는 학교폭력과 현실에서 발생되는 학교폭력은 괴리감이 크다는 말이며, 충분히 대화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다는 사안이라는 겁니다. 부디 혼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2. 부모가 알고 있어야 하는 학교폭력 선도 조치

학교폭력 선도 조치는 1호~9호까지 구분되어 있습니다. 일일이 각각의 조치에 설명은 생략하고, 여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보아야 할 사안은 4호 조치부터입니다. 즉, 4호(사회봉사) 조치부터는 생기부에 기재되며, 졸업 후, 5년간 보존됩니다.( 법 개정으로 기존 졸업 후 삭제에서 보존 기간 5년으로 연장됨) 중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가 된다면, 추후 대학입시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신 1호(서면 사과), 2호(접촉 금지), 3호(교내 봉사)는 별도로 생기부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3, 그런데, 2호 조치부터 대학입시에 반영하겠다고 합니다.

각각의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호(서면 사과). 2호(접촉 금지) 선도 조치 사안은 학교폭력 유형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단 지속적인 학교폭력이 아닌 우발적인 폭력으로 판단했다는 의미이며, 폭력의 피해가 경미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학교폭력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있지만, 폭력의 유형과 피해 정도가 크지 않음에도 2호 조치부터 대학입시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모든 학생들 간의 일상 접촉이 어느 순간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어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이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 향후 우려되는 학교폭력의 현실은?

만약, 우리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 2호를 받아서, 대학 입시에 불이익을 받는다면 부모들은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대응할 것입니다. 대학 입시가 자녀의 미래와 직결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보다 행정심판,행정소송, 가처분 신청 등으로 법률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학교와 교사들은 더 기계적 중립으로 일관할 것이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는 선도 조치 결정에 더 큰 부담을 느낄 것입니다. 엄연한 학교폭력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간의 일반적인 접촉으로 인식하여 증거불충분 조치 없음 결정이 빈번할 것입니다. 결국, 학교폭력이라는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들이 오히려 방관할 것이고, 모든 상처와 책임을 피해 가족들이 감당해야 하는 분위기로 내몰릴 것입니다. 그래서 더 우려스럽습니다.

 

5. 그렇다면, 2호 조치를 받은 가해 학생에게 대학 입시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일부의 부모들은 가해 학생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부모들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부분 현실에서 발생되는 학교폭력이 관계에서 마주하는 오해와 갈등의 양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갈등을 모두 학교폭력으로 신고한다면, 우리 자녀들은 광범위한 학교폭력의 범주에서 아슬 아슬 하게 줄타기를 하며 생활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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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왜냐하면, 우리 자녀들도 언제든지 학교폭력의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학교폭력은 직, 간접적인 증거 없이 누구든지 신고만으로 피해 학생으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시 분리 요구 등) 피해 학생이 어느 날, 상대 학생이 나에게 욕을 했다, 험담을 했다, 따돌림을 했다 등을 주장한다면 상대 학생은 어느 순간 가해 학생으로 특정되는 겁니다. 물론, 당연히 욕을 하고, 험담 하고 따돌림을 했다면 학교폭력이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피해 학생의 주장 외에는 입증할 만한 직간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에 문제가 발생됩니다.

 

7. 실제, 초등 상담 사례에서는 몇 년간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가해 학생이 학기마다 조사하는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 오히려 피해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의견을 써서 제출하였고,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으로 특정되어 조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와 상담했던 어머님은 그 억울함에 못 이겨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했습니다.

 

8. 또 다른 사례를 말씀드려볼까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10명의 아이들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했습니다. 물론 10명의 아이들이 집단으로 폭행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중의 일진의 무리들이 두 명의 학생을 이간질했고, 결국 도발하는 상대 학생의 싸움을 수차례 거절하였지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러다가 피해 학생은 자신의 몸을 방어하고자 어쩔 수 없이 상대학생의 주먹을 막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당연히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습니다. 어떻게 결과가 나왔을까요? 두 명 모두 1호, 2호, 3호 선도 조치를 받았습니다.

일방적으로 10대를 맞던 학생이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자 어쩔 수 없이 대응했는데, 똑같이 선도 조치를 받은 것입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싸움을 부추기고, 조롱했던 아이들은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이 나왔습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님은 1000만 원의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했음에도 말입니다. 간혹, 정당방위라 항변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행위를 보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엄연히 학교폭력 피해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측이 쌍방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여 억울하게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 받는 피해 학생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9. 또 다른 사례를 말씀드립니다. 3명의 중학교 여학생들은 서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요새 아이들은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면 메신저로 서로 욕도 하고, 놀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이가 멀어졌을 때 문제가 발생됩니다.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한 명의 여학생이 2명의 여학생들에게 사이버 블링과 사이버 언어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 여학생의 부모는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지만,학폭위에서는 피해 학생도 쌍방 폭력으로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를 받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가해 학생 측은 예전에 피해 학생도 자신들에게 욕을 하고 놀렸다고 쌍방으로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표현은 사이가 좋았을 때 했음에도 학폭위는 사이버 언어폭력으로 판단 한 것입니다. 피해 여학생 측은 사이가 좋았을 때 일상적인 학생들의 대화 표현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학폭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 받은 피해 여학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국,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10. 간혹가다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학교폭력에 관련된 글들이 올라오면 대부분의 댓글은 가해 학생을 찾아가서 혼내주라는 이야기부터, 경찰, 검찰에 신고하라는 이야기, 학교에 찾아가서 뒤집어놓으라는 이야기,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룹니다. 제가 그러한 글들에 대해서 댓글을 달지 않는 이유는 그러한 분위기에서 제가 알고 있는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댓글을 달았다가는 몰매를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이 발생되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발생된 학교폭력의 인과 관계부터, 학교폭력의 유형, 피해 자녀의 성향, 부모와 자녀의 유대관계 등등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댓글들은 피해 부모에게 감정적인 결정을 요구합니다. 피해 부모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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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저는 부모들에게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하면 지옥을 경험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지옥을 경험할 것입니다. 단순히 육체적 고통뿐만이 아니라, 부모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면서부터 그동안 쌓아온 우울감이 한꺼번에 분출됩니다. 그래서 피해 가정은 피폐해집니다. 저는 자해를 시도한 아이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습니다. 심지어는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봤습니다.

 

12. 여전히 우리 자녀는 착하다고만 생각하십니까? 우리 자녀는 공부를 잘해서 그런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실에서의 학교폭력은 자녀의 착함과 공부 잘함이 별 다른 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공부 잘하고 성격 좋고, 예의 바른 자녀가 어느 순간 학교폭력의 피해를 당하는 경우를 무수히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개인의 소극적인 성향 때문에 피해를 당할까요? 아닙니다.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폭력은 자녀의 성향이 아니라, 상황이 죄우합니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오해 받을 수 있는 상황에 휩싸이면 어느 순간 다수 학생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자신의 말한마디가 왜곡되게 전달되어 다수의 학생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받은 중학교 여학생이 있고, 성추행이 아님에도 성 관련 사안으로 몰려 성 폭력범으로 낙인찍힌 남학생도 있습니다. 그 남학생은 결국 우울증으로 자해 시도까지 했습니다.

또한 특목고, 기숙형 사립고에서도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년간 영재 소리 들으며 특목고에 입학한 아들이 졸업 1년을 앞두고 학교폭력으로 자퇴를 하고,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자녀의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이야기입니다.

 

13. 부디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자녀의 공부만큼 성적만큼 중요한 것이 학교폭력입니다. 그렇다고 매일 자녀에게 학교폭력이 일어났는지 부모가 확인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부모와 자녀의 유대 관계를 점검해야 하고, 자녀의 자존감, 행복지수, 회복탄력성, 마음 근육 등등을 부모가 직접 확인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부모들에게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을 하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절차 교육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녀 양육 방식, 부모 교육에 더 집중합니다. 학교폭력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녀의 유대 관계이며, 자녀와의 대화 기술, 부모의 역할 등을 더 많이 강조합니다. 그것이 바로 학교폭력 예방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14. 블로그에 접속해서 글이라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우리 자녀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와 상담했던 피해 부모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합니다.

"소장님, 뉴스에서나 보던 학교폭력을 저의 자녀가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지옥을 경험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지난 4년간 600여 건의 학교폭력 상담을 하면서, 제가 학교폭력의 현실을 모르는 부모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그 지옥을 경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의 학교폭력 현실을 인식하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공유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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