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외항선 항해사로 세상의 온 바다를 돌아 다니시던 분의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배가 태평양 한복판에 서면 끝없는 수평선이 사방에 둘러 싸여 있는데 목표가 분명해 보일 때 바다의 수평선은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지만 표류선과 같이 갈 길을 잃었을 때 끝없는 수평선은 마치 병풍처럼 사방이 꽉 막힌 답답함으로 다가 온다고 합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길을 잃고 그 어떤 표지도 발견하지 못했을 때 항해사들은 수평선으로 부터 하늘에 떠 있는 천체까지의 고도를 측정한다고 합니다. 태양과 달 그리고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별들의 고도를 측정하면 신기하게도 금세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천측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물이 떠돌이 별이 아닌 제자리별 항성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